기록적인 폭락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다가 겨우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탈까, 아니면 더 주저앉을까. 지난해 9월 이후 상하이종합지수와 코스피지수가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중국 증시의 향방은 한국 증시에도 중요한 변수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가 당분간 3200∼4500포인트 사이에서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정책 실패로 3000선 아래로 급전직하하지도 않고, 다시 5000선 위로 치솟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8일까지 연고점(5166.35) 대비 30% 이상 빠져 3500선까지 밀렸던 상하이지수는 9일부터 3거래일 연속 반등해 4000선에 바짝 다가갔다. 하지만 14일에는 45.90포인트(1.16%) 내린 3924.49로 마감했다. 중국 정부의 잇단 시장 안정화 조치가 효과를 내는 듯하더니 지수가 다시 밀린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강효주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거래가 정지됐던 기업의 거래 재개와 신용거래 잔액 소진 과정은 추가적인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2주 내 700여개 거래정지 기업의 거래가 재개되고 2∼3주 동안 신용거래 잔고 소진이 진행되면서 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거래가 정지됐던 물량이 대거 풀리면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당국의 강력한 증시 부양책이 먹히지 않아 2000선으로 추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KB투자증권은 변동성 확대로 3509포인트에서 횡보하는 배드(Bad) 시나리오와 변동성 축소로 4242포인트에 안착하는 굿(Good) 시나리오의 반복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은 “3분기엔 3200∼4500포인트 사이에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 상승 사이클은 끝났지만 장기 상승 추세는 진행 중”이라며 “내년까지 놓고 보면 3분기의 하락 파동이 중국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박중제 연구원은 “3400포인트가 당국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지지 레벨”이라며 3400∼4500포인트 사이에서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강력한 안정책에도 또다시 주가 급락이 나타난다면 중국 정부가 레버리지(차입투자)의 소용돌이에 통제력을 상실하게 됨을 의미하며, 중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强) 화위안(華遠)그룹 전 회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도부가 당신의 주식 매입이나 매각 금지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워런 버핏이 될 수 있겠는가. 투자자로서 선택할 자유가 없다면 절대로 버핏이 될 수 없다”며 정부의 증시 개입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中 증시, 다시 뛸까 추락할까… 전문가들이 본 향후 전망
입력 2015-07-15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