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고 캄캄하고… 전혀 다른 명왕성과 카론

입력 2015-07-15 02:50
명왕성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찍은 명왕성(오른쪽)과 명왕성의 가장 큰 달인 카론의 모습을 한 화면에 담은 합성사진을 나사가 13일 공개했다. 뉴호라이즌스는 14일 오후 8시49분 명왕성에 1만2500㎞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나사 홈페이지

명왕성 무인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8시49분 명왕성에 1만2500㎞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뉴호라이즌스는 이전에 공개한 사진보다 100배 정도 더 선명한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조만간 이 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나사와 NYT에 따르면 뉴호라이즌스는 최근 며칠 사이 해상도가 뛰어난 사진과 관측자료를 보내왔으며, 14일 밤에 직경 80m가 하나의 점(픽셀)이 될 정도로 역사상 가장 선명한 명왕성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를 주도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 과학자 앨런 스턴은 “최근 뉴호라이즌스가 보내온 사진들은 군침이 흐를 정도로 놀랄 만한 것”이라며 “최고의 근접사진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보내온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명왕성의 지름은 한반도(약 1000㎞)의 2.3배 길이인 2370㎞(±19㎞)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존 추정치보다 80㎞가 더 큰 것이다. 나사는 이에 대해 “명왕성이 생각보다 밀도가 낮으며, 이는 내부에 얼음이 더 많고 바위층이 적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명왕성의 북극은 예상대로 메탄과 질소, 얼음으로 이뤄져 있었고 대기에는 예상보다 질소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같은 물질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명왕성과 명왕성의 가장 큰 위성인 카론의 모습이 크게 달라 당황했다고 NYT는 전했다. 명왕성의 북극은 얼음 때문에 밝게 빛나고 있었지만 카론은 예상과 달리 캄캄한 모습이었다. 또 명왕성의 적도 부근이 검은 벨트처럼 보인 반면 카론의 적도는 환했다.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에 가장 근접한 이후에는 명왕성과 카론 사이를 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전파망원경으로 명왕성으로 보낸 신호가 명왕성 대기에 부딪혀 굴절되면 이를 되받아 대기를 분석한 뒤 지구로 다시 보내게 된다.

뉴호라이즌스가 수집한 정보를 지구가 모두 수신하는 데는 16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뉴호라이즌스는 지구로부터 빛으로 4시간30분 정도 걸리는 48억여㎞ 거리에 있어 교신에 9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있다.

태양계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등 암석 행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가스 행성, 명왕성과 각종 미소행성이 있는 카이퍼 벨트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뉴호라이즌스는 명왕성을 지나친 뒤 카이퍼 벨트를 계속 탐사할 예정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