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계 ‘IS, 이스라엘 기독교인 청소설’에 긴장

입력 2015-07-15 00:48
지난달 말 예루살렘 북부에서 발견된 IS 로고가 들어간 협박 전단지. 기독교인들은 라마단 종료일까지 모두 떠나라고 써있다. 예루살렘포스트 온라인판 캡처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이슬람 금식 절기인 라마단이 끝나기 전에 이스라엘 기독교인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국 선교사들과 목회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극단적 유대주의자들의 소행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기독교인 ‘청소설’은 지난달 말 예루살렘 북부에서 IS 로고가 들어간 전단지(사진)가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시온주의자들이 무슬림에게 이슬람을 버릴 것을 요구하며 악을 퍼뜨리고 있다”며 “라마단이 끝나는 날(18일)까지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을 경우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전단지에는 성분묘 교회(무덤교회)를 비롯해 예루살렘 구시가지인 베이트 하니나, 슈아파트 등 무슬림 거주지도 언급, 아랍 기독교인을 색출할 것이라고 돼있다. 이 같은 보도 이후 국내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는 문자 메시지로 기도제목이 공유됐다. “IS 조직원들이 기독교인들의 주소를 입수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한국 선교사 중 일부는 급거 귀국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14일 현지 선교사들과 목회자들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근(예루살렘유대교회) 목사는 “보도에 나온 그대로다.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IS 연계 조직의 로켓포 공격 등을 의식하면서도, 세계 최대 보안국가인 이스라엘에서 IS 같은 조직이 활개를 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직까지 테러와 관련된 어떠한 징후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현지인들은 지난달 중순 발생한 오병이어교회 방화 사건에 의혹의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이스라엘 신문 ‘하아레츠’는 지난 1일 정교회 아탈라 한나 주교의 말을 인용, “팔레스타인 그리스도인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전단지는) 오병이어교회 사건을 따돌리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성지순례지로 유명한 오병이어교회는 지난달 18일 누군가의 방화로 내부 장식물과 지붕 등이 불탔다. 범인은 극단주의 유대인의 소행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IS 이름을 이용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은 12일, “극단주의 유대인들은 과거에도 교회와 모스크를 훼손했다”고 보도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