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유니버시아드 결산 (하)] 지자체 국제대회 ‘저비용·고효율’ 모범 보였다

입력 2015-07-15 02:36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영광의 메달을 따낸 한국 대표팀 선수들. 14일 폐막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47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9개 등 총 108개 메달을 획득하며 사상 첫 하계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 1위의 쾌거를 달성했다. 광주U대회는 경비 1999억원을 절감하는 등 저비용·고효율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광주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14일 펼쳐진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폐회식에서 차기 개최도시인 대만 타이베이의 커원저 시장이 윤장현 광주시장으로부터 이양 받은 대회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나요.”

12일간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를 밝혔던 성화가 14일 꺼졌다. 한국은 금메달 47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9개를 따내 하계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오후 7시부터 2시간 30분간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폐회식은 한국의 전통 축제인 난장 형태로 치러져 각국 선수와 관객이 한데 어우러졌다. 김황식 조직위원장의 환송사에 이어 클로드 루이 갈리앙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이 폐회를 공식 선언한 뒤 FISU기가 차기 개최지인 대만 타이베이 커원저 시장에게 건네지자 성화는 사그라들었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광주U대회는 ‘저비용·고효율’이라는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국제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 모범 답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시설비와 운영비를 합쳐 1999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조직위는 FISU와 20여 차례 협상을 벌여 국제경기장 시설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시설비 예산을 크게 줄였다. 경기장과 훈련장 69곳 가운데 국제 규격에 맞추기 위해 4곳만 신·증축했다. 광주와 전남·북, 충북 충주 등에서 분산 개최해 기존 시설을 활용했다. 선수촌은 옛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해 썼다.

운영비 역시 인천아시안게임(4823억원)의 59% 수준만 사용했다. 시상대는 인천아시안게임 때 사용하던 것을 물려받았고, 시상식 꽃다발은 마스코트인 ‘누리비’ 인형으로 대체했다.

김윤석 사무총장은 “꽃다발은 보관부터 손질까지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누리비’ 인형은 선수들도 좋아하고, 우리는 비용을 줄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전용배 교수는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대회 규정을 완화하고 있는 만큼 평창동계올림픽 등도 광주U대회처럼 유연한 사고로 대회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예산 절감에만 신경을 쓰면서 문제점도 노출됐다. 배구 경기가 열린 염주종합육관과 남자 농구 준결승이 열린 동강대체육관은 경기장에 빗물이 새어 들어왔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원봉사자들을 투입시킨 것도 아쉬웠다. 지난 11일 손연재를 보기 위해 관중이 몰린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는 다른 경기장에 배정됐던 자원봉사자들이 무단으로 들어와 혼잡이 벌어졌다. 강영일(33)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짐 검색을 하는 데 범죄자 취급을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조직위의 매진 발표와 달리 관중석이 빈 경기장도 일부 있었다.

광주=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