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몰던 대령님도, 여든 앞둔 할머니 장로님도… “인생 새 꿈은 복음 전파” 선교 열정 활활

입력 2015-07-15 00:02
‘선교사 지원자 본부 집중합숙훈련’에 참가한 예비 선교사들과 기독교대한감리회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경기도 양주 일영연수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감 제공

전덕수(58·서울 필동교회) 장로는 F-5E 전투기를 모는 전투기 조종사였다. 경기도 수원, 강원도 원주 등지에 있는 부대에서 복무했으며 충남 계룡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지휘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1월 35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대령으로 예편했다.

전투기 조종사로 인생의 전반전을 보낸 전 장로는 요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세계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겠다는 꿈이다. 전 장로는 14일 본보와 통화에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70대 장로님이 해외 선교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며 선교사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내에 선교사가 돼 베트남으로 떠날 것”이라며 “현지 아이들에게 주님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 장로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선교국이 지난 6∼10일 경기도 양주 일영연수원에서 개최한 ‘선교사 지원자 본부 집중합숙훈련’(합숙훈련) 참가자 중 한 명이다. 기감 파송 선교사 인준시험에 응시하려면 합숙훈련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감리교 계통 신학대 등이 운영하는 선교사 훈련원에서 1년간 수학하고 해외 사역지에서 2주간의 훈련 과정도 이수해야 한다.

전 장로는 “합숙훈련 남성 참가자 중 내가 가장 고령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자식뻘 되는 참가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비전을 공유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며 “성령이 충만한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합숙훈련에는 전 장로를 포함해 선교사를 꿈꾸는 감리교인 86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4박5일간 ‘선교사의 위기상황과 대처 방안’ ‘언어문화 습득론’ ‘감리교회 선교정책’ ‘선교사 행정교육’ 등의 특강을 들었다. 조별 모임과 영성집회, 기도회를 통해 신앙심을 다잡는 시간도 가졌다.

김용국(42·대전 산성교회) 전도사는 일본인 아내인 히라타 유우코(38)씨와 함께 합숙훈련에 참가했다. 2001년 결혼한 두 사람은 추후에 선교사 인준시험을 통과하면 일본 선교에 뛰어들 계획이다. 김 전도사는 2004∼2006년 일본 나가사키현 이키섬의 한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일한 이력도 있다.

그는 “이키섬에 사찰은 600개나 있는데 교회는 한 곳밖에 없다”며 “일본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 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숙훈련에 참가하면서 숙연해지는 기분을 자주 느꼈다. 더 젊었을 때 선교의 소명을 깨달았다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도 들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준비해 일본에 하나님의 은혜를 전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장로와 김 전도사 외에도 합숙훈련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예비 선교사들이 참가했다. 김 전도사 부부처럼 부부가 함께 참가한 경우도 적지 않았으며 여든을 바라보는 ‘할머니 장로님’도 있었다.

기감 선교국 관계자는 “합숙훈련을 통해 감리교인들의 선교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예비 선교사들이 훗날 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후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