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이란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재가 완전히 해제되려면 앞으로도 몇 개월 더 있어야 하지만 벌써부터 수도 테헤란에는 서방 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요즘 테헤란의 호텔들은 국제 비즈니스맨들이 몰리면서 방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몇 달 전부터 예약이 꽉 찬 호텔이 대부분이다. 비즈니스맨 중에는 적대국으로 간주돼온 미국인도 많다.
이들이 테헤란에 몰리는 까닭은 이란의 막대한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이란은 세계 4위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이고,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2위다.
이란은 각종 기술적인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연간 100만대 생산할 정도로 산업적 토대가 잘 마련돼 있는 국가다. 게다가 인구가 8100만명에 달해 내수시장이 상당히 크고 국민들의 교육 수준도 높다. 국토도 한반도의 7.4배로 넓다. 텔레그래프는 “이란은 아직 건드려지지 않은 유일한 메이저급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라고 분석했다.
현지 펀드매니저인 레자 솔탄자데는 “제재 해제와 함께 향후 18개월 안에 1200억 달러(약 137조원)의 돈이 이란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소매업종과 통신, 인터넷 등의 사업이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1970년대처럼 하루 500만∼6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경우 초대형 경제 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문제다. 시아파 이슬람 국가인 이란은 수니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에서 대리전을 치르는 등 수니파 국가들과 갈등을 빚을 개연성이 있다. 자칫 전쟁이라도 나면 투자자들이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이란 핵협상 타결] 이란 경제에 ‘신바람’
입력 2015-07-15 0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