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늦긴 했지만 여름철 장마가 찾아왔다. 장마로 인한 산사태는 대표적 자연재해다.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최근 기후변화로 예측불허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해 산사태가 언제 우리를 덮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1980년대에는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연간 11회 있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15회로 증가했다. 산사태 발생 위험은 전국으로 확대돼 산사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산사태란 산림지역에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흙의 응집력이 약해지면서 많은 흙이 한순간에 무너져 흘러내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바꾸어 생각하면 산림지역에 건강한 나무들이 있다면 뿌리를 통해 산사태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무의 뿌리는 산사태를 막을 수 있는 두 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첫째, 암반층까지 내려간 굵은 뿌리가 말뚝과 같이 흙을 지탱해주는 효과다. 둘째, 가는 뿌리들이 서로 얽혀 그물처럼 흙이 붕괴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효과다.
또 산사태 피해 예방책으로 효율적인 것이 사방댐이다. 사방댐은 산사태로 인한 흙과 돌들을 계곡에 가두어 하류의 인가, 농경지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조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8000곳 이상의 사방댐이 설치돼 있다.
비구조물적 대책으로는 산사태 조기 감지에 의한 경계피난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산사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과학기술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산사태 위험 지도의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산사태 정보 시스템의 웹(WEB) 서비스로 모든 국민에게 전국의 산사태 위험도 등급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의 산사태가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상황 발생 전에 지역주민에게 피난 권고가 가능한 시스템인 것이다.
무엇보다 산사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효과적 방법은 국민 모두가 예방법과 대책을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재해를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연과 인간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남성현 국립산림과학원장
[기고-남성현] 산사태 예방 위해선 산림과학에 힘 모아야
입력 2015-07-15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