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에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는 게 저만의 목표였습니다. 그런 선수가 돼 행복합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금빛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13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종목별 결선에서 태극기를 두 번이나 가장 높은 곳에 올렸다. 아쉽게 전 종목 석권은 이루지 못했지만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손연재는 볼(18.250점)과 후프(18.300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경쟁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고 다관왕의 꿈을 단숨에 이뤘다. 경쟁자들도 18점대 점수로 손연재를 압박했지만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다. 후프에서 러시아의 마리아 티토바(18.000점), 벨라루스의 멜리치나 스타뉴타(17.950점)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볼에서는 간나 리자트디노바(18.100점·우크라이나), 티토바(18.000점)가 은·동메달을 가져갔다.
곤봉은 18.200점을 기록한 리자트디노바에 이어 17.800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리본 역시 스타뉴타(17.900점)에 0.1점 모자란 17.800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종목 결선에서 손연재는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지만 성공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첫 번째 목표는 18점 중반 대 성적을 내는 것이었다. 그동안 손연재가 기록한 종목별 최고 점수는 2013년 타슈켄트아시아선수권 후프와 곤봉에서 각각 받은 18.433점, 18.400점이다. 볼은 지난해 코리아컵 18.200점, 리본은 지난 3월 리스본월드컵의 18.250점이 가장 높다.
출발은 좋았다. 볼 종목은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스페인 가수 라파엘의 팝 ‘소모스(Somos)’에 맞춰 연기를 끝낸 뒤 자신의 볼에 입맞춤을 하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프도 이스라엘 피아니스트 다니엘 아드니의 클래식 연주곡 ‘코니시 랩소디(Cornish Rhapsody)’을 배경으로 실수 없이 깔끔한 연기를 펼쳤다. 반면 곤봉과 리본은 수구를 놓치거나 리본이 꼬이는 작은 실수로 17점대에 머물렀다.
손연재의 또 다른 도전은 자신만의 마인드 컨트롤을 실행하는 것이다.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후프와 볼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리본과 곤봉에서 실수를 연발해 전 종목 석권에 실패했다. 이날도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했다. 손연재는 “실수만 빼면 아시아대회 때보다 난도도, 집중력도 높았다”면서 “이제 리듬체조 인생에서 다시없는 기회인 세계선수권대회와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다. 후회 없는 1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광주U대회] 金 金 金… 손연재 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15-07-14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