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대학생들의 최대 스포츠 축제인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가 14일 폐막식을 끝으로 12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다. 광주U대회는 우리 스포츠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낸 국제대회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유병진 선수단장은 13일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종합 우승을 차지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만큼 광주U대회 종합 1위는 아무도 예상 못한 쾌거였다. 실제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25개, 종합 3위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런데 대회가 시작된 지 불과 닷새 만인 지난 8일 금메달 28개를 획득하며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급기야 폐막 이틀을 앞둔 12일에는 종합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 스포츠에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모든 하계 국제 종합대회에서 1위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계올림픽에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한 게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하계아시안게임에선 준우승만 9회 했을 뿐 종합 1위를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계U대회에선 세 차례 3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하계와 동계를 모두 합쳐서 한국이 국제 종합대회에서 1위를 한 것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U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이 광주U대회 종합 1위에 오른 원동력은 전통 강세 종목에서의 선전 덕분이다. 한국은 양궁과 유도·태권도에서 각각 8개, 사격과 배드민턴에서 각각 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텃밭에서 무려 36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유도는 종주국 일본(7개)을 제쳤고, 양궁에선 비교적 약세 종목인 컴파운드에서만 4개의 금메달을 수집했다. 배드민턴은 6개 전 종목 싹쓸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주요 전략 종목에서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이 광주U대회에서 실력 뿐 아니라 자신감도 가지게 되는 소득도 얻었다. 실제 유도의 경우 60㎏급의 김원진(23·양주시청), 66㎏급의 안바울(21·용인대), 73㎏급의 안창림(21·용인대) 등은 유망주를 넘어 이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내년 리우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했다.
다만 육상, 수영 등 기초 스포츠 종목은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50개)이 걸려 있었던 육상에서 한국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그나마 육상 남자 100m에서 김국영(24·광주시청)이 10초16으로 5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경신한 게 위안거리였다.
유 단장은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기초종목 육성을 적극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종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제도와 정책이 따라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광주유니버시아드 결산 (상)] 하계 국제대회 첫 1위 쾌거… 내년 리우올림픽 금빛 전망
입력 2015-07-14 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