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지문을 등록하고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를 스티커로 막는 등 엄격한 사전 보안절차를 밟고 나서야 방문증을 발급받았다. 이어 월성본부 내 전망대에 올라서자 높이 70m에 이르는 6개의 웅장한 콘크리트 돔이 동해를 배경으로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이곳에서는 국내 최초 중수로 원전으로 1983년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부터 현재 건설 중인 신월성 2호기까지 월성본부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왔다.
국내 24번째 원전으로 이달 말 상업운전 개시를 앞두고 막바지 시험가동이 한창인 신월성 2호기 내부를 둘러봤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원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주제어실. 원전 조종사들이 수백 개의 계기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발전소 상태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틀 전부터 100% 출력으로 운전하며 원자로와 터빈발전기의 성능을 최종 확인하는 마지막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긴장감이 역력했다.
신월성 2호기는 제2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2005년 10월 착공했다. 총사업비 5조3100억원이 투입된 신월성 1·2호기 건설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하루 최대 3500명, 연인원 60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7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았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는 안전설비를 대폭 강화했다. 지진이나 해일에 대비해 전원 없이도 동작하는 수소제거설비와 이동형 발전차량 등을 마련했다. 또 원자로 상부구조물 일체화로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더욱 향상시켰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터빈과 발전기가 가동 중인 터빈실도 방문했다. 육중한 엔진소리와 함께 터빈 날개가 분당 1800바퀴 속도로 회전 중이었다. 뜨거운 열기가 터빈실을 가득 채웠다. 한겨울에도 35도를 넘나들 정도로 덥다고 한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신월성 2호기 내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4기 원전 운영은 개별회사 기준으로 세계 원전업계 3위에 달하는 성적”이라며 “철저하고 선제적인 설비 관리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해 여름철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경주=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르포-이달 말 가동 24번째 原電 ‘신월성 2호기’] 지진·해일 대비 최첨단, 외부 전원 끊겨도 끄떡 없어
입력 2015-07-14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