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자’ 中 선박 남중국해 조업하던 베트남어선 침몰시켜

입력 2015-07-14 02:38
영유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베트남 등 주변국 사이에 조업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가오리 중국 상무 부총리의 베트남 방문이 예정돼 있어 사태 해결에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신화통신은 장 부총리가 7월 중순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초청으로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13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방문 일정과 목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11시쯤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중국명 시사 군도) 인근에서는 조업 중인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 2척의 공격을 받아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베트남어업협회가 정부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중국 선박들이 베트남 어선에 조업 해역을 떠나라고 요구하며 들이받았다고 베트남 언론들은 전했다.

당시 베트남 어선에는 11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고 이들은 선박 침몰 후 구명부표 등에 의지해 해상에 표류하다가 3시간여 만에 다른 베트남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달 28일에도 파라셀 군도 주변에서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의 공격을 받고 어획물과 어구를 빼앗겼다. 파라셀 군도에서 가까운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은 최근 두 달 사이에 최소 5척의 지역 주민 어선이 중국 선박의 공격을 받고 어획물도 강탈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에는 중국 하이난성 인근 해상에서 베트남 어선 2척이 중국 해경에 나포되는 등 최근 들어 중국 측은 베트남 어선의 조업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필리핀 어민들도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중국의 조업 방해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지난달 유엔에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7일부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가 개최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재를 위한 구두 변론에 참석했다.

필리핀 대표단은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 해역 가운데 약 80%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유엔해양법상 무효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