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의 신곡이 음원 차트에 진입하는 방식은 이렇다. 기획사들은 새 싱글 음반이나 정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음원을 먼저 발표한다. 음원은 보통 0시에 공개된다. 대부분 인기 아이돌 그룹의 신곡은 공개되자마자 단숨에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신곡을 발표하는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이 등장하면 1위 자리는 금세 밀려난다. 이렇게 돌고 돈다.
그래서 ‘역주행’이라는 말이 나왔다. 차근차근 음원차트의 아래서부터 위로 치고 올라오는 노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연히 들어봤는데 좋다. 자꾸 찾아 듣게 되고 듣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런 식으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음원들은 대부분 ‘검증된 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여름 ‘역주행’ 열풍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한 백아연(23·사진)이 몰고 왔다. 백아연의 신곡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는 직접 작사·작곡한 곡이다. 백아연을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기 비결을 물었더니 ‘공감’을 말했다. 백아연은 “가사가 많이 공감돼서 계속 찾아 들어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는 자신의 경험담이 녹아 있다.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린 ‘썸남’과의 관계에 대한 심정을 담았다.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에게서 “내 얘기같다”는 반응을 일으켰다.
곡을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은 프로듀서 박진영의 조언 때문이었다고 한다. “1년 11개월 동안 공백기를 갖고 정말 오랜만에 컴백이라 어떤 모습으로 나오면 좋아해주실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곡을 써보라는 말씀에 심은지 작곡가님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백아연은 2012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 1에서 빅3으로 이름을 올리며 JYP엔터테인먼트에 안착했다.
따로 작곡을 배운 적은 없다. JYP 연습생 때부터 작곡 연습을 해 봤고, 박진영과 심은지의 도움을 받았다. 오랜 공백기간은 배우는 시간이었다. 작곡뿐이 아니었다. 보컬과 댄스 훈련을 꾸준히 받았다.
역주행 인기에 힘입어 첫 단독 콘서트도 열기로 했다. 서울 마포구 벨로주 소극장에서 ‘소곤소곤 첫 번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다음달 7∼16일 금, 토, 일요일에만 총 6차례 공연을 한다. 지금은 콘서트 준비로 바빠 다른 계획은 아직 생각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소곤소곤이라는 이름에 맞게 앨범 곡들을 어쿠스틱하게 바꾸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방송에서 많이 들어보지 못했던 곡들을 잘 살려서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문수정 기자
[인터뷰] 자작곡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로 ‘역주행’하는 백아연… 8월 7∼16일 데뷔 첫 단독 콘서트
입력 2015-07-15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