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교회를 도웁시다-김포 한빛교회] 지하 예배당 유지 어려워 사모가 과일 노점

입력 2015-07-14 00:48
경기도 김포 한빛교회 김선일 목사(뒷줄 왼쪽)와 성도들이 지난 겨울 주일예배를 마치고 함께한 모습. 한빛교회 제공
경기도 김포시 중봉1로 64번지에 위치한 한빛교회. 이 교회 담임 김선일(55) 목사는 12일 주일예배를 마친 뒤 “후”하고 한숨을 지었다. 개척교회 목회가 쉽지 않은 듯했다.

“제가 사역하는 곳은 시내 중심가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변에 아파트도 몇 개동 있긴 하지만 아파트에서 오는 교인은 없습니다. 구 도시 도로변 건물 지하 1층에 100㎡ 규모로 교회를 개척해 3년째 섬기고 있는데, 정말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그는 2012년 12월에 목사안수를 받고 이듬해 2월 연고도 없는 김포에 한빛교회를 개척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교회에 왔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2개월이 못돼 나가곤 했다. 아파트를 가가호호 방문하거나 마을입구 등 거리에서 열심히 전도에 나섰지만 지하 예배당이라 그런지 성도가 늘지 않았다.

“아파트에 가서 복음 전하러 왔다고 하면 문도 열어 주지 않더라고요. 거리에서 전도지를 나눠줬는데 받지도 않고, 간혹 받더라도 별 관심이 없는 듯 했습니다. 신학교 다닐 때 전도하는 방법을 열심히 배웠는데, 실제로는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는 부모를 따라 교회에 다니다 예수를 믿게 됐다. 성경을 읽으며 하나님이 참된 창조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목회자가 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과일장사 등 온갖 일을 전전했던 그에게 목회적 소명은 없었다. 하나님도 분명한 음성을 들려주신 건 아니다. 교회 일보다 돈 버는 데 관심이 더 많았다.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건 모든 것을 잃은 뒤다. 위장병과 간경화, 당뇨 우울증 등 각종 질병이 그를 덮쳤고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에 들락거리게 됐다. 모아둔 돈은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결국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기도 끝에 신학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장 홍계환 목사)측 총회신학교를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김 목사의 친구와 동료 목회자들은 한빛교회가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매달 50만원 이상의 돈이 월세와 전기세, 수도세로 꼬박꼬박 지출되기 때문이다. 결혼 35년차인 김정자(53) 사모가 과일 노점상을 하며 교회재정에 보탬을 주고 있지만 교회를 운영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김 목사의 꿈은 소박하다. “무속과 미신 등 우상숭배가 가득한 이 동네에서 믿지 않는 영혼들을 구원해 초대교회의 모습을 이뤄가고 싶습니다.”

교회의 목표는 ‘세계를 품는 교회, 예수생명 전하는 교회’다. 올해는 독거노인 등 자신들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교회가 되길 기도하고 있다. 김 목사와 성도들은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김 목사는 “어두운 세상에 빛이 되라는 의미로 ‘한빛교회’라고 이름을 지었다”며 “우리 같은 개척교회가 예수복음과 사랑을 널리 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