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혁신안’ 생사기로… 오늘 당무위 첫 관문

입력 2015-07-13 04:08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왼쪽)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청년혁신 원탁회의’에 참석,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가 생사기로에 섰다. 온 힘을 쏟아 만든 혁신안의 핵심 내용이 13일 당무위원회에 부쳐져 통과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미 혁신안을 놓고 당내 계파 간 정면충돌 양상도 낳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다른 대안이 없다”며 당무위 및 중앙위 의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최고위원을 사퇴한 비주류 주승용 의원은 “해경 해체식 혁신”이라고 비판하며 전 당원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안 의결과 관련해 “당무위와 중앙위에서 혁신안을 받아들여 이번에는 제대로 혁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위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통 없고 두려움 없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며 “한번 해보자는 의지와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독려했다. 문 대표는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구성권을 혁신위에 넘기겠다는 뜻도 밝혔다.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비주류 측은 즉각 반발했다. 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최근 발표된 혁신안은 패권정치 강화로 귀결되고 있다”며 “(세월호 사태 이후 정부가 단행한) 해경 해체식 선언이며, 시대를 역행하는 하향식 혁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주가 첫 고비가 될 것”이라며 전 당원 토론과 혁신안의 전당대회 의결을 요구했다. 최재성 사무총장도 “선출직 평가위가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며 “잘라내기식 공천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문 대표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혁신안 채택 여부는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치열한 토론 끝에 당무위는 통과할 것이란 예측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지도부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혁신위가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며 “혁신안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당무위는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앙위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 고위 당직자 중심의 당무위에 비해 소속 국회의원 전원과 지역위원장까지 참여하는 중앙위에서는 훨씬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중앙위를 연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공론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고 했다.

혁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직접 참석해 혁신안 의결을 호소했다. 최고위원들은 혁신위의 소통 부족을 지적했고, 최고위 제도 폐지 등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가 요구했던 것은 친노 계파 패권주의 청산이었는데 지금 머리와 꼬리가 다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노 계파 패권 해소위’가 됐어야 했다”며 “혁신위가 한 것이 뭐냐”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대표에게 권한을 집중하려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혁신안을 놓고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자 일각에선 이번 혁신안 통과 여부가 ‘문재인 리더십’의 가늠자 구실을 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최승욱 문동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