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마약왕’으로 불리는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사진)이 붙잡힌 지 1년 만에 다시 탈옥했다고 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보안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구스만이 감방의 샤워실로 연결된 1.5㎞ 터널을 이용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멕시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1일 밤 구스만이 수도 멕시코시티 서쪽으로 90㎞ 떨어진 알티플라노 감옥에서 탈출했다며 이날 오후 9시쯤 교도소 샤워실로 들어간 뒤 잠시 후 교도소 감시카메라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교도소 측은 경보를 울리고 수색에 나섰으나 구스만의 방이 빈 사실을 확인했다고 NSC는 밝혔다. 보안 당국은 주변 지역과 고속도로를 수색하는 한편 교도소 인근 톨루카 공항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켰다.
구스만의 탈옥은 2001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처음 붙잡힌 구스만은 멕시코로 이송돼 살인과 마약거래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푸엔테 그란데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01년 1월 미국으로 신병 인도 명령이 떨어지자 세탁물 카트에 숨어 탈옥에 성공했다. 당시 교도소 경비원들의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3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던 구스만은 지난해 2월 시날로아주의 태평양 연안 휴양지 마사틀란에서 멕시코 해병대의 급습으로 다시 붙잡히는 신세가 됐다.
스페인어로 키가 작은 사람을 뜻하는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구스만은 북미는 물론 유럽, 호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마약을 공급하며 10억 달러가 넘는 재산을 모아 2013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이끄는 시날로아 갱단은 ‘세타스’ 등 멕시코 내 경쟁 조직들과 피의 전쟁을 벌여 2006년 이후 8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이종선 기자
세계 최대 마약왕 ‘엘 차포’ 또 탈옥
입력 2015-07-13 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