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탐욕은 악마의 배설물”… 남미순방 중 폐해 비판

입력 2015-07-13 04:14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본주의 탐욕을 ‘악마의 배설물’에 비유하며 현대 자본주의 폐해를 다시 한번 강도 높게 비판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9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방문 때 지구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면서 “이 모든 고통과 죽음, 파괴의 이면에는 성 바실리우스가 언급했던 ‘악마의 배설물’의 악취가 풍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돈에 대한 무분별한 추종이 (세상을) 지배하고 공익을 위한 헌신은 내버려졌다. 자본이 우상이 돼 사람들의 판단을 좌우하고, 탐욕이 전체 사회경제 체제를 주도하게 되면 사회는 망가진다”고 꼬집었다.

교황은 이날 파라과이 사회 지도층 인사 등 5000여명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상 숭배와 같이 맹목적이고 인간의 생명을 ‘돈의 제단’에 희생시키는 경제 모델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성경의 우상 숭배를 언급하며 “금송아지 숭배가 돈에 대한 숭배라는 새롭고 무자비한 형태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금전 숭배와 비인간적 경제의 독재로는 진정한 인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서 경제발전과 부의 창출이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고 소수 일부가 아닌 모든 이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특히 “경제발전에서 소외된 빈자들을 돌봐야 한다. 그들에게서 우리를 부유하게 하려고 가난을 택하신 예수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며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