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대회] 손연재의 金빛 향기, 리우서도 뿜는다

입력 2015-07-13 04:24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손연재는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본과 곤봉에서 각각 18.050점과 18.350점을 받아 전날 볼(18.150점)과 후프(18.000점)에 이어 4개 종목 모두 18점대 연기를 선보였다.

합계 72.550점을 획득한 손연재는 2위 간나 리자트디노바(71.750점·우크라이나), 3위 멜리치나 스타뉴타(70.800점·벨라루스)를 누르고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앞서 2년 전 카잔U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유니버시아드 메달(볼 종목 은메달)을 따낸 손연재는 한층 성숙해진 기량으로 ‘금빛 연기’를 뽐냈다.

세계랭킹 1위 마르가리타 마문과 3위 야나 쿠드랍체나(이상 러시아)가 메르스 감염 우려로 불참하긴 했지만 손연재는 동유럽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승을 차지하며 9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손연재의 순서는 B조 17명 가운데 11번째. 돌풍을 동반한 세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8327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손연재가 리본을 들고 포디엄을 향해 힘차게 걸어나오자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손연재는 아돌프 아당의 발레곡 ‘르 코르세르(Le Corsaire)’에 맞춰 강렬한 리본 연기를 펼쳤다. 장기인 푸에테 피봇도 흔들림 없이 소화했다. 곤봉에선 재즈·포크곡 ‘치가니(Cigani)’에 맞춰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곤봉은 네 종목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손연재는 지난 3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공개해 개인종합 4위에 올랐다. 이후 발목 부상 악재에도 실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5월 우크라이나 타슈켄트 월드컵에선 개인종합 3위, 후프 동메달을 차지했고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선수권 이후 러시아로 돌아가 2주간 경기 의상을 입고 진짜 실전처럼 집중해서 연기하는 ‘컨트롤 트레이닝’을 수없이 반복한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원 없이 펼쳐보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금메달은 훈련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한다”며 “세계선수권과 올림픽까지 모든 걸 쏟아 부어서 잘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손연재는 13일 상위 8명이 겨루는 종목별 결승에서 5관왕에 도전한다.

광주=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