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찬홈’이 중국에 상륙하리란 예상과 달리 서해로 방향을 틀면서 12일에 이어 13일에도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찬홈은 12일 전북 군산 서쪽 약 190㎞ 해상을 지나 시속 35㎞로 북북동진했다. 중심기압이 980헥토파스칼(h㎩),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29㎧다. 제주도와 전남 해안, 남부 일부 내륙에는 호우 특보가 발효됐다. 제주 산간에는 이틀간 1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가로수가 쓰러지고 광고탑이 넘어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공항 등 12개 공항에서 항공기 384편이 결항됐고 여객선은 92개 항로 163척이 운항하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찬홈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놓여 예상보다 큰비가 내렸다. 북반구에선 태풍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북상하기 때문에 진행 방향 오른쪽이 비바람이 센 ‘위험반경’으로 불린다. 다만 찬홈은 위험반경 반지름이 약 200㎞ 안팎인 소형 태풍이라 내륙지역이 직접 영향권에 들지는 않았다. 태풍 특보는 제주 남쪽 먼바다와 남해 서부 먼바다, 서해 남부 먼바다에만 발효됐다. 풍랑특보도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 동부 해상 등에 내려졌다.
기상청은 “13일까지 제주도 남해안 서해안에 너울로 인한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다”며 “육상에서도 14일 오전까지 바람이 강하게 불겠으니 시설물 관리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찬홈은 서해상을 따라 북북동진해 웅진반도, 평양 등을 거쳐 13일 오전 9시쯤 원산 서쪽에 도달한 후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까지 이어지던 불볕더위는 주춤했다. 13일 비가 그치면서 최저기온 19∼24도, 최고기온 26∼31도로 평년 기온을 회복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평년 강수량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이번 비로 어느 정도는 해갈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11호 태풍 낭카(NANGKA)는 중심기압 955hPa 최대 풍속 40㎧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1330㎞ 해상에서 서진하고 있다. 17일쯤 일본 규슈 부근에 이를 전망이다. 17∼18일 제주도, 남부지방, 동해안 지방이 간접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태풍 ‘찬홈’ 서해로 북상… 7월 13일도 많은 비
입력 2015-07-13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