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사진) 대통령이 지난달 말 국가정보원을 비공개 방문한 사실이 12일 뒤늦게 알려졌다. 취임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안보태세 점검 차원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정원 청사를 방문했다. 전군 지휘관 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는 행사를 한 날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오찬 행사에서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휘관들을 독려했다.
군 지휘관들을 만난 이후 국정원을 찾은 박 대통령은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대북 동향과 국정원 운영 상황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빈틈없는 안보태세 유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는 전언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기간 한 차례 정도 국정원을 찾았는데 대개는 취임 첫 해였다. 박 대통령이 취임 첫 해와 이듬해 국정원을 찾지 못한 것은 ‘정치개입 사건’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등 국정원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방문은 ‘이병호 국정원 체제’가 정보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쪽으로 변화를 시도하는데 대해 박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간첩 증거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 주문하며 남재준 당시 원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이후 직업 외교관 출신인 이병기 현 청와대 비서실장을 국정원장에 임명하며 국정원의 정치개입 원천 차단을 지시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7월 국정원장 취임식에서 “정치 관여라는 네 글자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하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 실장이 지난 2월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자 이병호 원장이 박근혜정부 세 번째 국정원장 자리에 올랐다. 이 원장 역시 정치 불개입과 정보기관 역할 강화를 강조하며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한시도 긴장 늦추지 말라” 취임후 첫 국정원 방문… 朴 대통령 ‘파격 행보’ 눈길
입력 2015-07-13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