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상승률 0.56%… 비수기도 삼킨 서울 전셋값

입력 2015-07-13 04:22

부동산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인 7월에도 서울 아파트의 전셋값 오름세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장마철이 끼어 있고,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는 여름에는 통상 전세가격이 안정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전세시장이 휴지기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매매가도 동반 상승하면서 벌써부터 가을 이사철 전세대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114는 지난 2주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0.56%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2010년 이후 7월 전셋값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7월은 아직 3주나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름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아파트 전세시장은 만성적인 매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전세 수요는 성수기에 비해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전세를 월세로 돌려 내놓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전세물건 자체가 귀해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경우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지만 전세 물건을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66㎡의 전셋값은 한 달 전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오른 4억∼4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전셋값이 최근 한 달 사이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주 인천·경기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0.12% 오르며 성수기인 지난 4월 둘째 주 0.13%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도시도 0.06% 오르면서 역시 4월 둘째 주(0.09%)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에는 강남·서초 등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서울은 물론 수도권 아파트 전세난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114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7∼8월 여름 비수기에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은 하반기에도 불안한 모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세난에 떠밀린 세입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전국의 아파트 견본주택은 주말 동안 밀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GS건설은 지난 10일 개관한 경기도 평택시 자이 더 익스프레스 견본주택에 지난 사흘간 3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대림산업이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 문을 연 e편한세상 사하2차 견본주택에는 주말 사흘간 2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