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의 이단검증특별위원회 보고 내용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한기총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된 ‘류광수 목사의 이단성 여부’에 대한 재심 결과를 놓고 진의와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기총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류광수 목사, 이단성 있나 없나=이단검증특위는 실행위에서 “전문위원들 및 검증위원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면서 “(류 목사에 대해) 기독론이나 구원론 등의 신학 근본사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교회론에 있어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으나 이단성을 논할 정도는 아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류 목사에 대한 본회(한기총)의 결의를 존중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이단 문제는 각 교단에서 검증한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등의 결의 내용을 밝혔다. 류 목사에 대한 한기총의 이단해제 결정을 기존대로 유지한다는 의미와 함께 향후 한기총은 이단 판정 업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논란의 핵심은 류 목사의 이단성 여부를 조사한 특위 산하 전문위원회의 보고 내용을 이단검증특위가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밝힌 대목이다. 전문위는 “한기총의 분열 원인이 되었고, 통합의 가장 큰 장애가 되어 있는 한기총의 이단해제 결의를 원인 무효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결론으로 제시했다.
이단검증특위가 사실상 ‘이단성 없다’고 판단한 부분과 달리 전문위는 “과거 이단해제 결의를 없던 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교계 주요 인사들이 가장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전문위의 견해, 즉 ‘이단성이 있다’는 의견을 이단검증특위가 전적으로 수용한다고 해놓고 ‘기존 결의 존중(이단성이 없다)’이라는 결론을 내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기총 관계자는 12일 “이단검증특위의 보고 내용은 전문위원들과 검증위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용해서 내린 판단”이라며 “특정 내용만을 부각해서 전체적인 결론을 곡해해서는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이단 문제는 각 교단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한기총은 각 교단의 결의를 존중한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교단·기관들, “진의 파악한 뒤 논의 착수”=한기총 이단검증특위에 전문위원을 파송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변창배 기획국장은 “한기총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서 아직 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면서 “먼저 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교단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장백석 이경욱 사무총장은 “조만간 검증 작업에 동참한 전문위원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은 지난 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이단 규정과 해제는 각 교단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전제하면서 “연합기관이 교단의 신학적 입장에 배치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일치와 연합의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한기총은 한교연 성명서에 동의한다”면서 “한기총은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환골탈태하고 개혁해 연합회 일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찬 유영대 백상현 이사야 기자
[미션&이슈] ‘이단특위 결정’, 전문위 “류광수 이단해제 결의 무효” 실행위 “전문위 뜻 수용… 이단성 없어”
입력 2015-07-13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