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년들이 ‘이승만과 노무현’ ‘박정희와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을 비교하는 강좌를 잇달아 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상징적 대통령을 서로 비교·분석해 통일시대를 준비하자는 취지다.
탈북청년모임 ‘위드유’는 11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대강당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통일세대를 위한 대한민국 현대사 강좌’를 열었다. 주제는 ‘박사 대통령과 고졸 대통령’이었다. 이승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소개됐다. 탈북청년 70여명과 대학생 180여명이 강연장을 메웠다.
1부에서는 이승만연구원장인 연세대 류석춘 교수가 강연했다. 류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 정치적 자유를 동시에 추구하는 헌법을 만들었다”며 “토지개혁, 반공, 친일 청산이라는 어려운 정책을 동시에 해냈다”고 주장했다. 또 “친일 청산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북한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줬고 도중에 6·25가 발발해 잘못됐다고 몰아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2부에서는 참여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화여대 조기숙 교수가 나섰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해정이 각별했던 분이다. 국민에게는 늘 90도로 인사했지만 외국 정상에게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회고했다. 또 “탈권위, 탈지역주의를 실천했다.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감사원장 등 주요 권력기관장 임명에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것은 큰 공적”이라고 말했다. 위드유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산업화의 영웅과 민주화의 영웅’이란 주제로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에 관한 강좌를 연다. 강원철 위드유 기획팀장은 “이념 대립을 넘어 통일을 꿈꾸는 세대가 한국을 건설한 지도자의 업적을 되돌아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이승만 vs 노무현… 탈북자들, 잇단 대통령史 비교강좌
입력 2015-07-13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