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봉동 이장’ 최강희(56·사진) 전북 감독은 3대 0 완승을 거두고 K리그 단일팀 최다승 타이기록을 달성했다. 혹자는 말한다. 최 감독이 ‘1강’ 전북 지휘봉을 잡고 있으니 운이 좋은 것이라고. 그렇지 않다. 최 감독은 스스로의 힘으로 153승(80무 82패)을 일궈냈다.
최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 사령탑에 올랐다. 당시 전북은 중상위만 유지해도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이 팀을 명문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한 최 감독은 판을 새로 짰다. 바탕은 신뢰였다. “감독과 선수들은 구단과 계약을 맺었을 뿐이다. 자기 할 일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적을 내기 위해선 계약관계를 뛰어넘어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최 감독의 지론이다.
최 감독은 전북에 FA컵 우승 1회(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2006년), 정규리그 우승 3회(2009년·2011년·2014년)를 안겼다. 선수 영입부터 육성, 소통, 기용 등 전방위적으로 노력한 결과였다.
최 감독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닥공’은 그가 2009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걸었던 전북의 모토다. 전북의 빠르고 과감한 공격축구에 상대 팀들은 잇따라 나가떨어졌다. 2011년 ‘닥공’은 절정에 달해 경기장 평균 2.22골을 뽑아냈다. 그러자 상대 팀들은 자기 진영에서 잔뜩 움츠리고 있다가 역습으로 전북을 무너뜨렸다. 고민에 빠진 최 감독은 ‘닥공’에 ‘닥수(닥치고 수비)’를 더해 2014 시즌을 제패했다.
최 감독은 26일 2위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이기면 김호 전 수원 감독(153승78무82패)을 제치고 단일팀 최다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봉동 이장’ K리그 단일팀 최다승 타이
입력 2015-07-13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