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의 피조물로 바라보며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가정사역 전문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히즈대학교(HIS University) 양은순(68) 총장은 자녀의 인성교육을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총장은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돼 이달부터 공교육 기관에서 인성교육을 실시하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성품부터 바뀌어야 하고,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총장은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방한해 지난달 말까지 ‘위기상담’ ‘부부치료’ 등을 주제로 전국순회가정세미나를 가졌다.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양 총장은 ‘사랑과 행복에의 초대’ 등 가정사역에 관해 80여권의 책을 쓴 가정사역의 대모로 통한다. 양 총장이 2004년 설립한 히즈대는 가정사역으로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교육기관이다. 최근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 좋은나무성품학교에서 양 총장을 만났다.
양 총장은 “자녀들이 반항하면서 학교폭력 등 문제를 일으키는 데에는 일차적으로 부모의 책임이 크다”면서 “좋은 성품을 가진 부모로부터 인성 좋은 자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내려놓자”면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자녀를 창조하셨다는 것을 가르치며 스스로 존재 가치를 발견하도록 해주자. 이것이 인성교육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또 “친구들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귀한 존재라고 가르치면 학교폭력, 청소년 성범죄 등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부모들이 자녀에게 대학 진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에도 일침을 놓았다. 양 총장은 “자녀에게 시험에서 몇 점을 받았느냐고 물을 게 아니라 최선을 다했느냐고 물어봐야 한다”며 “천편일률적으로 학업에만 초점을 둔다면 자녀들은 다양한 재능과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못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를 성과 위주로 판단하면 안 된다”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자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부모는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녀에게 풍족한 삶을 제공하는 것만이 부모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부모는 자녀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 자녀에게 사랑을 주는 기술 등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무리 바빠도 자녀와 함께하는 대화시간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양 총장은 평양에 히즈대 지부를 설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그는 “분단된 우리나라를 ‘이혼’한 가정의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면서 “남북한 이념과 경제 등을 초월할 수 있는 게 바로 ‘가정’이다. 히즈대의 가정사역을 통해 남북한 가정이 회복된다면 평화통일도 자연스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가정사역 전문가 美 히즈대학교 양은순 총장 “자식은 부모 소유물 아닌 하나님의 피조물”
입력 2015-07-13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