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것 같다’고요?… 좀 더 자신 있게 말해요

입력 2015-07-11 02:46 수정 2015-07-11 17:52

언어는 세태를 반영합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일까요. 요즘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확실히 표현하는 걸 주저하는 듯합니다. 라면 신제품이 나왔다고 시식 행사를 합니다.

“국물 맛이 어떤 것 같아요?”

“좀 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맛있는 것 같네요. 먹을수록 당길 것 같아요.”

TV 등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잘 들어 보세요. 지나친 예가 아닙니다. ‘∼것 같다’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어느덧 말의 한 패턴이 돼 버린 듯합니다. 위의 예에서 보듯 맛있는 것 ‘같아요’가 이젠 맛‘있어요’처럼 쓰이는 지경에 이른 듯합니다.

어떠한 것에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게 아니냐고 하면 비약일까요. 이렇게 얼버무리는 듯한 언어생활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말을 항상 똑 부러지게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본인의 생각을 분명히 나타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어정쩡하게 말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개인의 말하는 성향이라기보다 나쁜 습관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국물 맛이 어때요?” “좀 맵네요. 하지만 맛있어요. 먹을수록 당기겠어요.” 이젠 이렇게 말해 보세요.

우리말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품격 있게 쓰는 것은 우리의 책무입니다. 생각을 솔직하고 자신 있게 표현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