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후텁지근해지는 날씨는 생활의 리듬을 흔든다. 일교차가 큰 탓에 스트레스도 슬그머니 쌓여가는 듯하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언급한 ‘불편한 진실’이 주변에 현실적으로 나타나 우리 일상에 이 같은 영향을 주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실제로 수많은 정책입안자, 환경운동가 그리고 과학자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과 위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미 농무부 장관을 역임한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은 그의 저서 ‘플랜B 3.0’에서 현재 지구가 처한 에너지 및 기후변화 위기를 전시동원 체제가 필요한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가 기후변화 위기를 주장하는 그룹의 상황인식이다. 즉, 이들은 인류의 과도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전 지구적 기후변화가 되돌릴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고, 이와 같은 위기를 극복할 시간적 여유가 얼마 남아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상반된 주장도 존재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현재 간빙기인 지구의 온도 상승은 당연한 현상이며, 기후모델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부정확함을 지적한다. 덴마크의 환경통계학자이자 ‘회의적 환경주의자’ 저자인 비외른 롬보르는 그의 다른 저서 ‘쿨잇(Cool It)’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지지한다. 그는 이 책에서 북극곰 개체수의 증가 현상, 과장된 해수면 상승 영향, 부풀려진 홍수 및 가뭄 피해를 언급하면서 따뜻한 기후대 확대와 농업 생산량 증가 등과 같은 온난화의 유익한 점도 함께 설명하였다. 또한 그는 천문학적 예산을 기후정책에 집중하는 것은 급선무가 아니며, 기아와 질병 등 다른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구제하는 동시에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기후변화와 관련해 들리는 주장과 이해가 서로 다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사안에 대해 보다 균형적인 사고감각을 갖추는 것과 나와 다른 의견에서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노력과 긴 호흡이다. 노년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 및 보건정책 강화라는 롬보르의 철학은 브라운의 기후변화 적응정책과 일맥상통한다. 대립하는 사고가 만나는 곳에서 갈등이 아닌 상승효과가 샘솟아야 하는 이유이다.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사이언스 토크] 대립과 상승효과
입력 2015-07-11 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