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추경 원안통과 요청했지만 ‘먹구름’

입력 2015-07-10 02:47
시정연설 대독하는 황교안 국무총리.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은 메르스와 가뭄으로 인한 불안과 어려움을 하루속히 극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요를 담았다”면서 추경을 원안대로 신속하게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와 보조를 맞추며 오는 20일까지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안 중 세입보전용 추경을 전액 삭감한 자체 추경안을 발표했다. 7월 임시국회 내내 추경안을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대독한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메르스와 가뭄이라는 충격을 극복하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서민생활의 안정을 돕기 위해 세출 6조2000억원, 세입결손 보전 5조6000억원을 합친 총 11조8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마련했다”며 메르스 사태 피해 업종 지원, 관광업계에 시설 운영자금 지원, 중소기업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엔화 약세 등으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자산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 부문이 메르스 사태 영향으로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시정연설이 끝나면서 국회의 추경안 국회 심사도 본격화된다. 새누리당은 ‘신속·활력·희망’을 추경 3대 기조로 정하고 새정치연합에 동참을 촉구했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추경 편성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경제의 불씨를 살리는 것”이라며 “추경안 처리와 관련한 여야 협상을 진행하는 원내대표 자리가 중요한 만큼 후임자를 빨리 선출해야겠지만 그때까지 조해진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제가 야당과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 관련 상임위는 오늘부터 당장 심의에 나서야 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심의를 마쳐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대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7월 추경 국회는 신속히 처리해 메르스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6조2000억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발표했다. 11조8000억원의 정부 추경안 중 세입결손 보전용 세입 추경 5조6000억원을 전부 삭감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정부가 근본적인 세입확충 방안 없이 지출 재원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장률을 과도하게 잡아 국세 수입을 부풀렸다”면서 “정부가 자초한 잘못을 빚을 내 메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세출 추경인 6조2000억원도 대폭 손질키로 했다. 정부안 중 도로·철도사업, 댐 건설 사업 등에 배정된 예산 1조5000억원을 삭감하는 대신 이 돈을 메르스 피해 지원 및 공공의료체계 개선사업, 지방자치단체 메르스 대책 지원에 쓰기로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다음 주부터 추경안 심사를 위한 예결위를 가동해 7월을 넘기지 않겠다”며 “그러나 야당 입장에서 정부가 희망하는 날짜에 맞추기 위해서 졸속심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