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으로 저출산 극복 정책을 추진한 게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전남 해남군 김충재(사진) 보건소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4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녹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출산 장려 정책을 적극 펼쳐 출산율을 높인 공로다. 해남군의 합계출산율은 2013년 2.47명, 지난해 2.34명으로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김 소장은 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책임감을 갖고 꾸준히 사업을 추진해야 정책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2003년부터 무려 13년째 보건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8년 보건소에 출산정책팀을 만들었다. 보건소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만 고민하는 팀이 만들어진 건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팀을 중심으로 여러 출산 장려 정책을 폈다.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300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쇠고기와 미역, 신생아 내복 등을 상자에 담아 택배로 가정에 전달했다.
육아에 대한 아빠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보고 아빠와 자녀가 참여하는 ‘땅끝아빠캠프’도 열고 있다. 지역 신문에 태어난 아기의 사진과 부모의 덕담을 싣기도 한다. 지난 3년 동안 아기 500여명이 신문에 소개됐다. 또 난임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김 소장은 “유럽의 여러 나라가 20∼30년 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었으나 다양한 정책을 통해 출산율을 높였다”면서 “우리도 꾸준히 노력하면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행사에선 민응기 제일병원장이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산부인과 의사로 26년째 난임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도운 공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교회는 교직원과 모든 성도에게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저출산 극복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저출산 인식개선 홍보대사로는 가수 김태우씨가 위촉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녹조근정훈장 받는 김충재 해남군 보건소장 “저출산 극복, 긴 호흡으로 정책 추진해야 효과”
입력 2015-07-10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