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11월 8일… 야당 참여한 첫 총선 될까

입력 2015-07-10 02:36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올해 11월 8일 총선거를 실시한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보 등록기간은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총선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아웅산 수치(70)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참여하는 자유선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LD는 다만 총선 참여 여부를 즉각 밝히지는 않았다.

이번 선거는 미얀마가 2011년 약 50년에 걸친 군부독재 종식을 선언하고 민주화에 나선 이래 처음 실시되는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미얀마는 1990년 총선을 실시했으나 NLD가 압승하자 군부가 이를 무효화했다. 2010년에도 총선이 열렸지만 군부에 의한 부정 선거가 자행될 조짐을 보이자 NLD는 불참한 가운데 실시됐다. 아웅산 수치와 NLD 당원 44명은 2012년 보궐선거에 출마해 현재 의원직을 보유하고 있다.

자유선거를 표방했지만 얼마나 공정하게 치러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현 정부는 군부독재 이후 들어선 민간 정부이긴 하지만 군 출신 민간인들이 장악하고 있어 ‘반(半)군부독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만약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진다면 명실 공히 민주국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동안의 민주화 노력이 또다시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거리는 NLD의 선거 참여 여부와 NLD가 어느 정도 승리를 거둘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수치 여사는 총선 후 3개월 뒤 국회에서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상태다. 2008년 군부 주도로 제정된 미얀마의 현행 헌법은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수치 여사는 사별한 남편과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이다. 그동안 개헌을 요구해 왔던 수치 여사와 NLD는 이 독소 조항을 이유로 총선 불참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NLD가 총선에 참여해 압승을 거둔 뒤 헌법을 개정해 수치 여사의 대선 출마를 가능케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