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대기업을 제치고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2위와 5위에 올랐다. 직업 선택에서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최근 트렌드를 보여준다. 2013년까지 10년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2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는 6위에 머물렀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는 “올해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에 건보공단과 연금공단이 처음 10위 안에 들어왔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인크루트 회원 26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두 공기업은 지난해까지 이 조사에서 선택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올해 처음 조사 대상 160개 기업에 포함시켰더니 단번에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최근 수년간 10위권이던 한국전력공사는 10위 밖으로 밀렸다. 단 공기업 10곳에 한정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한국전력이 건강보험공단과 수출입은행, 연금공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인크루트는 “응답자들이 낮은 인력감축 위험과 확고한 수익기반 등 ‘안정성’을 선택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두 공기업은 건강보험료와 연금보험료를 수입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입이 줄어들 일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의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6259만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6.6% 올랐다. 2010년 이후 동결되거나 줄어든 적이 없다. 평균 근속연수도 20년에 가깝다.
연금공단은 기금 규모가 곧 5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지난해 5735만원에서 약간 줄어든 5643만원이고, 평균 근속연수는 17.3년이다.
두 공기업은 올해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이전할 예정이어서 내년에도 높은 순위를 지킬지는 지켜봐야 한다. 연금공단은 지난달 전북 전주 혁신도시로 본사를 옮겼다. 건강보험공단은 연말 강원도 원주로 이전할 예정이다.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는 네이버가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대한항공은 올해 9위로 떨어졌다. ‘땅콩회항’ 사건의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신설된 30대 그룹 선호도 조사에서는 CJ그룹이 삼성그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건보·연금공단, 삼성전자 제쳤다…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 2·5위
입력 2015-07-10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