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황사 진원지 몽골에 나무 15만그루 심는다

입력 2015-07-10 02:23

지난 7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진 투브아이막 에르덴솜의 하늘마을. 어른 허리께도 미치지 못하는 키 작은 나무들이 띄엄띄엄 서 있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잎사귀들은 축축 늘어져 있다. ‘카스 희망의 숲’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옹색했다. 하지만 그곳에 삶의 터전을 꾸리고 있는 몽골 사람들과 자원 활동에 나선 우리나라 대학생 15명의 얼굴은 빛났다. 나무들이 자라 푸른 숲을 이룰 때가지 심고 가꾸겠다는 의지가 결연했다.

카스 희망의 숲을 찾은 오비맥주 김도훈 사장은 “나무를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2020년까지 15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꿔서 방풍림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비맥주는 2010년부터 여름은 30도를 웃돌고 겨울은 영하 40도를 밑돌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뿌리조차 내릴 수 없는 이곳에 나무를 심고 있다. 몽골 현지 카스 유통회사인 ‘카스타운’과 함께 몽골 내 판매금액의 1%를 적립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모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에르덴솜 지역에 방풍림을 조성하는 대규모 환경개선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2014 생명의 토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브라질인이지만 한국 사랑이 지극해 우리 이름까지 갖고 있는 김 사장은 이날 카스 희망의 숲에서 수상 축하 기념식을 갖고 기념비도 세웠다(사진). 기념식에 참석한 바트에르덴 울란바토르시 부시장은 “몽골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카스가 진정성을 갖고 몽골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어 매우 고맙다”면서 김 사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공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환경NGO ‘푸른아시아’ 김종우 홍보국장은 “동북아시아 황사 발생량의 50%가 몽골에서 시작될 정도로 사막화 문제는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부터 사막화로 생활 터전을 잃은 몽골 환경난민의 자립을 돕는 주거개선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울란바토르=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