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자부진-성장위축 악순환 끊는 건 결국 기업이다

입력 2015-07-10 00:51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들이 각각 내수 진작 대책을 잇따라 발표한 데 이어 9일에는 30대 그룹 사장단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기업인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사장단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긴급 간담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예정된 투자 집행 및 신사업 발굴, 수출 경쟁력 제고, 전통시장 살리기, 외국 관광객 유치 등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모여 함께 성명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내심 반기업 정서를 등에 입은 해외 자본의 공격에 대한 국민정서를 환기하거나 경기 회복에 적극 동참한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가시화되는 사정 드라이브에 따른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 특히 수감된 기업 총수의 석방을 에둘러 표현하는 등 정부에 대한 속내도 드러냈다.

진의가 뭐든 경제 살리기에 주요 기업들이 힘을 모으겠다고 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이들 기업이 솔선하겠다는 의지 표명은 퍽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쳐선 안된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경제 활성화의 성패를 가름하는 것은 경제 주체 가운데서도 결국 기업이다.

정부와 정치권, 국민들도 이런 분위기가 확산돼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총집결해야 한다. 기업들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물론 옥석은 가리되 경제 관련 법안과 추가경정예산을 조속히 처리하고 특정 기업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장기 수사는 하루빨리 결론을 맺어야 한다. 경영자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 문제도 지금쯤이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국민들도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려 경제 심리 회복에 일조해야겠다.

‘기업가 정신’을 다짐한 기업들이 투자부진-성장위축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다시 한국경제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기업의 경제적 성과는 사회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그것이 결국 그동안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받은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