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중국도 뒤숭숭한데… 뉴욕증시 수시간 거래중지

입력 2015-07-10 02:31
세계금융의 심장부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8일(현지시간) 4시간 가까이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월스트리트저널의 컴퓨터 시스템에도 이상이 발생했다. 당국은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비행기의 이륙을 한때 금지시켰다.

긴급조사에 착수한 미 연방 정부는 일단 해킹으로 빚어진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증시가 수 시간 동안 멈춘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혼란과 불안이 증폭됐다.

거래가 정지된 시간 에 뉴욕증시로 들어온 모든 매매 주문은 취소됐다.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식 거래는 이날 오전 11시32분부터 예고 없이 정지됐다. 거래소는 웹사이트를 통해 “내부의 기술적 문제로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구체적 원인을 명시하지 않은 채 “해킹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사고발생 3시간38분 만인 오후 3시10분부터 거래가 재개되며 정상을 되찾았고, 투매 등 패닉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앞서 미 연방항공청은 오전 9시 직전 유나이티드항공 컴퓨터의 자동화 시스템에 이상이 발견되자 곧바로 이 항공사 여객기와 연결 항공편의 이륙을 모두 금지했다. 연방항공청은 유나이티드항공이 자동화 시스템 오류를 해결했다고 밝힌 뒤에야 이륙을 다시 허가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예약시스템 이상으로 이날 하루 40만명의 고객이 피해를 봤으며, 이륙이 금지된 미국발 여객기와 시카고·덴버·휴스턴 등 미국 내 주요 공항 착륙을 준비하던 여객기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모두 4900편이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일시로 중단된 적이 있다.

백악관과 미 재무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악의적 공격’의 징후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미 연방수사국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 해커조직인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이번 사고를 예고하는 듯한 글을 공개해 해킹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나니머스는 7일 저녁 트위터에 ‘월스트리트에 내일은 나쁜 날이 될지 모르겠다…우리는 희망할 뿐’이라는 글을 남겼다.

뉴욕증권거래소와 함께 월스트리스저널의 홈페이지도 비슷한 시간에 원인 모를 이유로 작동이 중단됐으나 약 두 시간 후 시스템이 정상화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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