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우주정보상황실’ 개관] 한국 ‘우주인’ 선발 조건은… 체력·해박한 우주지식·영어 구사는 기본

입력 2015-07-11 02:32
예비우주인 이성은씨

‘우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우주인’이다. 1961년 옛 소련에서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뒤 전 세계적으로 배출된 우주인은 400명이 넘는다. 우주개발국의 첫 우주인은 공군 조종사인 경우가 많다. 우주개발의 단초를 마련할 인물로 군인이 손꼽히기도 하지만 안보적인 면에서 우주개발의 군사적인 성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가린은 공군 조종사였고 우주에서 최초로 골프 티샷을 한 인물로 기록된 미국의 첫 우주인 알란 세퍼드 주니어도 공군 조종사였다. 최초의 달 착륙 우주인 닐 암스트롱 역시 전투기 조종사였다.

우리나라는 민간인 이소연씨가 ‘1호 우주인’으로 선발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각종 실험을 하기도 했다. 공군은 2010년부터 우주인 후보를 선발해 양성해 오고 있다. 예비우주인으로 선발된 이들은 양재학 중령을 포함해 이성은 소령, 오상원 소령, 김상원 소령 등 4명이다.

이들은 까다로운 선발 절차를 거쳤다. 지구와는 환경이 전혀 다른 우주 공간에서는 균형감각 교란으로 우주멀미가 나고 혈액이 머리로 몰려 얼굴이 퉁퉁 붓기도 한다. 뼈가 약해져 골절상도 자주 당한다. 이를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돼야 한다. 우주유영을 위한 수영실력도 중요하다. 예비우주인들은 조종복을 입고 테니스화를 착용한 상태에서 10분간 물속에서 움직이고 또 쉬지 않고 75m를 수영해야 한다. 각종 테스트를 받을 때마다 발생하는 신체 이상증상을 측정하기 위한 실험도 한다. 이 소령은 “신체능력 측정을 위해 1주일 내내 주삿바늘을 꽂고 살았다”고 말했다.

우주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갖춰야 하고 ISS에서 각종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영어와 러시아어 구사력도 뛰어나야 한다. 인성과 정신력 점검을 위해 장관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깐깐한 심층면접도 거쳤다.

이들은 예비우주인으로 선발된 뒤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국제 우주대학교 등에서 우주연수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하지만 우주유영 등과 같은 본격적인 우주인 훈련은 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이소연씨의 뒤를 이을 제2의 우주인을 배출하려는 국가적 계획이 실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령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꼭 우주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까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 우주전력 초석을 놓는 역할을 하자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우주인은 임무에 따라 우주선을 총괄하는 우주선장, 우주선을 조종하는 우주조종사, 우주선 및 우주정거장 보수를 담당하는 임무전문가, 각종 과학실험을 수행하는 우주실험전문가, 단기간 과학실험을 수행하는 단기방문과학자, 우주여행객 등 6가지로 분류된다. 2014년 7개 부문에서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영화 ‘그래비티’에서 허블 우주망원경 수리를 위해 우주탐사에 나섰다가 조난당하는 라이언 스톤 박사는 임무전문가이고 이소연씨는 단기방문과학자였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