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길이 기록될 치욕”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서는 “대화가 통하는 협상 파트너를 잃었다”는 우려와 함께 ‘대여 투쟁’ 선명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헌법 기본이 무너졌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권력투쟁에만 매달리면서 국민들을 나 몰라라 하는 것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당과 대통령이 나서서 (대한민국에) 전 세계의 수치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길이 기록될 치욕”이라고 비판했고,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은 국민을 ‘핫바지’로 여기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차갑게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새정치연합은 여야 진통이 극심했던 ‘거부권 정국’에서도 유 원내대표를 두둔하는 등 그를 높이 평가해 왔다. 야당의 신뢰를 받아온 유 원내대표가 물러나면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비롯한 7월 국회 의사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조해진,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오후 본회의를 개최해 추경 편성 관련 시정연설을 청취하는 데는 합의했다.
당 일각에서는 여당의 차기 원내사령탑에 친박(친박근혜)계가 추대 혹은 당선될 경우 ‘대여 투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호의적이다 보니 국회법 개정안 사태 때도 공격 포인트를 찾기 어려웠다”며 “친박 원내대표가 들어서면 공격 대상이 통일돼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유승민 사퇴] 새정치, “대화가 통하는 협상 파트너 잃었다” “친박 원내대표 땐 대여 투쟁에 유리”
입력 2015-07-09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