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그리스 운명을 결정할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강경 일색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그리스 사이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지도자 3명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로존 정상회의 전날인 6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리스와 유럽에 긴급한 일”이라며 협상을 재촉했다. 그리스 국민투표 당일인 5일에도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그리스와 협상을 재개하자고 채권단에 촉구했다. 가디언은 메르켈 총리도 독일에 이어 유로존에서 경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프랑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처럼 그리스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채권단 내 강경파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그리스 입장을 두둔해 왔다.
올랑드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전통적인 프랑스와 독일의 라이벌 관계는 물론 2017년 대선을 앞둔 본인의 정치적 입지까지 고려한 의도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분석했다. 특히 올랑드 대통령으로서는 그리스에 우호적인 프랑스 내 좌파 유권자는 물론 독일에 지나치게 끌려 다닌다는 우파들의 비난도 잠재울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역시 유로존 내 중재자로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는 그리스 채권을 상당량 보유한 데다 국가부채 규모가 커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발생 시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가디언은 올랑드 대통령이 홀로 위기를 타개하기 부담스러울 경우 렌치 총리와 힘을 보탤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가디언은 유로존의 아웃사이더이면서도 유력자인 영국 역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상황이 악화하면 유로존 위기가 결국 영국으로까지 번질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의 양보를 촉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그리스 반란 이후] 중재 힘 보태는 3人
입력 2015-07-09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