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부패 사정 칼날 피한 리펑 前 총리 딸

입력 2015-07-09 02:30
각종 설이 난무했던 리펑 전 중국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의 최종 행선지가 확정됐다.

중국 국유기업 감독을 총괄하는 국무원 직속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는 7일 홈페이지를 통해 리샤오린을 중국다탕(大唐)집단 부총경리(부사장)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중국다탕은 중국 5대 전력 그룹 가운데 한 곳이다. 국자위 류창 부주임은 “이번 인사는 국자위 당위원회의 사업수요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리샤오린의 정치적 소질은 비교적 훌륭하고, 전력 업종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풍부한 상장회사 관리 경험 등을 겸비하고 있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리샤오린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국자위의 결정을 충실히 따르고 중국다탕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 공헌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샤오린은 지난달 2일 중국전력투자와 국가핵전력기술의 합병으로 생긴 국가전력투자의 임원진에서 배제돼 쫓겨나면서 ‘부패조사설’ ‘출국금지설’ 등 각종 추측이 돌았었다. 당시 리샤오린은 중국전력투자에서 9명의 부총경리 중 수석으로 합병회사에서 최소 ‘넘버 3’가 될 것으로 전망됐었다고 북경상보는 전했다.

리샤오린은 중국 업계에 40년 가까이 몸담으며 ‘전력여왕’으로 불려왔다. 미국 경제잡지 포천의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중 2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사치와 유별난 명품 사랑 때문에 구설에 자주 올랐고, 막대한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기도 한 리샤오린은 2012년 정협 회의에 수백만원짜리 명품 옷을 입고 나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