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의 충격파가 세계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악재가 그리스 사태와 맞물리면서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그리스 충격보다 중국 증시 폭락이 세계경제에 더 큰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금융 충격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늦출 것을 권고할 정도다.
중국 증시는 당국의 잇단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약발이 전혀 듣지 않고 있다. 6일 반짝 반등하던 상하이종합지수는 7일에 이어 8일에도 급락세를 이어갔다. 8일엔 6% 정도 폭락했다. 지난달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상하이·선전 증시 상장사 2800여개 기업 가운데 절반 정도인 1400여개사는 스스로 거래정지를 신청하는 등 추가 하락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의 패닉 수준이다.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지 않으면 대대적인 부양책을 쓴다 해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게 중국 증시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버블 붕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문제는 중국 증시가 무너지면 중국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져 세계경제가 요동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이 여파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치는 급락하고 있다. 수요 부진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IMF가 ‘미국경제 연례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춰 달라고 촉구한 것도 글로벌 경기의 불안정성 때문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 강세 충격으로 신흥국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세계경제에 현저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사태에 이어 중국 증시 폭락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도 연일 하락하는 등 휘청거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투매로 6∼8일 사흘간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50조원 이상 감소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일본 증시를 포함해 아시아 증시도 8일 동반 폭락했다. 정부는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 증시 비관론과 함께 성장 둔화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파장을 예의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설] 中 증시 거듭 폭락… 세계경제 위기론 확산되나
입력 2015-07-09 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