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덮쳤다. 모든 게 엉망이었다.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당장 대피해야 한다”는 시장의 명령은 너무 늦게 떨어졌다. 가난한 사람들은 차가 없었다. 시외로 대피하기 위해 필요한 버스와 운전기사도 부족했다. 떠나지 못 한 2만5000명이 슈퍼돔으로 대피했다.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병원과 요양시설의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은 더 안 좋았다. 신속하게 피하지 못한 채 무방비 상태의 병원에 남겨졌다. 정부 관리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달라”고 말할 뿐이었다. 카트리나가 물러간 뒤에도 재난은 계속됐다. 1000명 이상이 숨졌고, 미국 자연 재해 중 최대 규모의 재산피해가 생겼다.
이 책은 당시 뉴올리언스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의 실패를 다룬 탐사 르포다. 주 정부와 병원의 대처는 ‘재난 관리 실패의 축소판’이었다. 병원이 외부와 고립된 5일 동안 재난이 이어졌고, 의료진은 환자들은 강제로 안락사 시켰다. 끔찍한 닷새였다.
저자인 의사 겸 기자 셰리 핑크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허술한 사회에서 재난이 어떻게 사람들을 망가뜨리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와 메르스 사태를 연이어 겪은 우리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2013년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문수정 기자
[손에 잡히는 책] 위기관리 시스템 허술한 사회에 울리는 경종
입력 2015-07-10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