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미래 컴퓨팅 기술이 개발됐다. 초고속 광(光)컴퓨터 시대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일반 실리콘 반도체(웨이퍼)에 기반을 둔 광 송수신 단일 칩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게재됐다.
ETRI가 개발한 광 송수신 단일 칩은 컴퓨터에 ‘빛의 도로’를 내서 칩과 칩 사이 또는 칩 내부에서 빛으로 통신할 수 있는 이른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이다. 고성능이지만 생산 비용이 적게 들고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향후 컴퓨터 구조까지 바꿀 수 있어 미래의 컴퓨팅과 데이터 통신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TRI는 실리콘 전자회로 칩에 광 데이터의 입출력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독자적 플랫폼을 구축했다. 현재 컴퓨터에 사용되는 칩을 연결하는 회로는 구리선이다. 이 때문에 전기 신호를 이용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전송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광 송수신 단일 칩을 이용하면 전기 신호보다 10배 이상 빠른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ETRI는 이번 기술이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 미래 컴퓨터 칩에 플랫폼으로 적용될 경우 비교적 저렴한 웨이퍼 수준의 양산 공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 책임자인 김경옥(사진) 박사는 “광 기반 컴퓨터 칩 실용화는 5년 안에, 실리콘 광통신 부품 상용화는 3년 안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전기 신호 아닌 빛으로 데이터 송수신… 초고속 광컴퓨터 시대 앞당겨진다
입력 2015-07-09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