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신앙’으로 수많은 신앙인과 목회자들에게 깊은 영적 깨우침을 선사했던 이중표(1938∼2005) 목사가 지난 7일로 소천 10주기를 맞았다.
고(故) 이 목사는 천국에 가는 그 순간까지 평온을 유지하며 수많은 제자들과 성도들에게 자신이 주창한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는 별세영성을 신앙유산으로 남겼다.
그는 항암치료 등 고통스런 투병생활을 하는 중에도 마지막 생명을 불사르듯 글을 썼다. 병상에서 죽음과 싸우며, 때로는 죽음과 타협하며 묵상한 절규들을 기도와 설교로 표현했다. 생과 사를 넘나들며 부르짖었던 유고설교들이 마침내 ‘천국에 닿은 행복’(국민일보)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생전에 이 목사는 “이 글은 그 어떤 글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것은 내 생명을 걸고 써내려간 글을 모았기 때문”이라면서 “글을 쓰다가 울고, 글을 쓰다가 기도하고, 글을 쓰다가 힘들어 쉬어야 하고 그 모든 과정이 내게는 정말 큰 은혜였다”고 밝혔다.
이 설교집은 이 목사의 ‘인간적인 속마음’과 ‘주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꽉 찬 보물창고와 같다. ‘이 땅에서의 ‘별세’를 통해 ‘천국 소망’을 일깨워 주는 책!’이란 부제처럼 독자들에게 새로운 신앙의 도전과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다.
이 목사는 1938년 출생, 소년시절 폐결핵으로 사경을 헤매다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의 종이 되고자 서원했다. 한신대 졸업 후 10년간 농촌교회를 섬기면서 목민 목회를 실천했고 77년 한신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한신교회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대표교회로 성장시키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자기 몸으로 고백하며 사는 별세신앙을 체험하고, 별세신학을 정립했다.
특히 별세신학은 한국교회 갱신의 동력이 되어온 한신목회개발원의 사역을 통해 대중화, 모델화, 신학화로 이어졌다. 2000년, 기장 총회장을 역임했던 이 목사는 2004년 여름, 담관암 수술을 통해 별세사수(別世四修)를 체험하며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삶을 선언했고 2005년 7월 7일 예수 그리스도 곁으로 떠났다.
이 책은 1부 ‘예수와 함께 죽고 함께 사는 행복’, 2부 ‘병들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은혜’, 3부 ‘나는 죽어도 행복합니다’로 나눠 33편의 설교를 수록하고 있다. 특히 고인의 마지막 병상 인터뷰는 독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나는 지금도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한 번도 굴복한 적은 없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분명한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본문 중)
병상에서 극심한 고통과 싸우면서 써내려간 이 목사의 글들은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한 해답을 선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윤재 한신교회 목사는 “이중표 목사님 특유의 문장 속에 별세의 진수가 충분히 담겨 있는 이 책은 단순히 좋은 책을 넘어 선지자의 외침”이라며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에 각성과 새로운 희망을 주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죽음과 싸우며, 타협하며 묵상한 절규들… ‘천국 소망’ 일깨워 준다
입력 2015-07-10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