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에서 7일은 한국의 ‘골든 데이’였다. 양궁과 유도, 태권도에서 하루 동안 무려 9개의 금메달이 쏟아졌다. 한국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금메달 19개로 일본(13개), 중국(12개)을 제치고 메달 순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양궁 컴파운드에 출전한 김종호(21·중원대)는 이번 대회 첫 3관왕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한국 양궁은 이날 금메달 5개가 걸린 컴파운드 종목에서 4개를 싹쓸이했다. 김종호와 김태윤(22·현대제철), 양영호(20·중원대)로 구성된 남자팀은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린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멕시코를 230대 229로 꺾었다. 한국은 172-173으로 뒤졌지만 마지막 순서에서 양영호가 10점으로 동점을 만든 후 김종호가 10점을 맞춰 1점 차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어 열린 혼성 결승전에서도 김종호와 송윤수(20·현대모비스)가 짝을 이뤄 인도 팀을 상대로 157대 15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추가했다. 김종호는 또 다시 남자 개인전에서 동료 김태윤을 147대 145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송윤수는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슬로베니아의 토야 체르네를 꺾고 2관왕의 기쁨을 맛봤다. 극적인 승부였다. 143-143으로 동점을 이룬 후 슛오프에 들어갔지만 여기에서도 두 선수는 10점씩을 쐈다. 결국 과녁 중앙에서의 거리를 측정한 결과 송윤수가 체르네보다 가까운 곳에 화살을 쏜 것으로 확인돼 금메달은 송윤수의 품에 안겼다.
컴파운드는 활의 양 끝에 도르레가 달렸고 화살을 잡아당겨 고정한 뒤 기계 스위치를 눌러 격발한다. 사실 양궁에서 일반 활을 사용하는 리커브의 경우 한국이 수십 년 째 세계 최강을 자랑하지만 컴파운드는 우리가 후발주자로서 미국이나 유럽이 우세하다. 컴파운드는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고, 아시안게임에선 지난해 인천 대회에서 첫 정식종목이 됐다. 3관왕에 오른 김종호는 “컴파운드도 리커브처럼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도에서도 김원진(23·양주시청)과 김지윤(26·양주시청), 정보경(24·안산시청)이 나란히 금메달을 메쳤다. 인천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인 김원진은 남자 60kg급 결승에서 오시마 유마(일본)를 유효승으로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우뚝 섰다. 이어 열린 여자 무제한급 결승에선 김지윤이 캉지에(중국)를 절반승으로 꺾고, 2011년 중국 선전 대회 우승 이후 4년 만에 다시 U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지윤은 자신보다 무려 40㎏이 더 나가는 캉지에를 회심의 소매 업어치기로 쓰러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 48㎏급에 출전한 정보경도 결승에서 가브리엘라 치바나(브라질)를 절반승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사흘 동안 유도 종목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성과를 얻었다.
국기(國技)인 태권도에서도 두 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배종범(19·조선대)은 태권도 품새 남자 개인전에서 7.93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양한솔(21·한국체대)도 품새 여자 개인전에서 7.67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광주U대회] ‘슈퍼 화요일’… 양궁·유도·태권도서 金 9개
입력 2015-07-08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