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도 “싫다”… 천덕꾸러기 강원FC

입력 2015-07-08 02:06
강원도민구단인 강원FC가 ‘사면초가’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가 침체의 늪에 빠진 강원FC 운영을 강원랜드가 맡아주기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냉담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6일 강원랜드를 찾아가 함승희 대표와 면담을 갖고 현재 도지사가 구단주로 있는 강원FC 구단 운영을 강원랜드에서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최 지사는 “재정적인 문제도 있고, 운영주체로서도 어려움이 있어 강원FC를 도가 운영하는 것은 부담”이라며 “강원랜드가 구단주를 맡아도 강원도가 지원하는 예산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함 대표는 “인수와 관련해 내부에 부정적 정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실상 망가진 프로구단을 강원랜드에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공헌차원에서 공익성, 타당성, 그리고 평가 절하된 강원랜드의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등 모든 전제를 놓고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셈이다.

강원도는 2008년 강원FC 창단 후 올해까지 모두 140억원을 지원했다. 같은 기간 시·군은 광고 후원 명목으로 30억원 가량을, 강원랜드도 지금까지 263억원을 후원했다. 하지만 강원FC는 2013년 2부 리그에서 강등된 데 이어 7일 현재 11개 클럽 중 9위에 머무는 등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경식 정선 고한·사북·남면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지원과 지역경제 진흥에 집중해야 하는 강원랜드가 강원FC를 인수하는 문제까지 검토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강원FC는 도민 6만8000여명이 주주로 참여해 있으며 도는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설립 준비과정에서 자본금 90억원을 마련했지만 지난 6월 현재 부채가 25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