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3% 가까이 급락하고 코스피지수도 약세를 보이는 등 국내 주식시장이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불안을 비롯한 대내외 악재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거래소는 올해 첫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전날 17.25포인트(2.24%) 하락했던 코스닥지수는 7일에도 22.37포인트(2.97%) 내린 729.64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 13일(-3.89%)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1.74% 오른 채로 개장해 그리스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하더니 장중 4% 가까이 폭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그동안 많이 오른 업종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지수가 급락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투매로 제약·바이오·화장품주가 폭락하면서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특히 제약·바이오 종목은 코스닥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 코스닥지수의 급락세가 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업종은 13.16%, 코스닥시장에서 제약 업종은 8.17% 폭락했다. 화장품주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외국인과 기관의 투매를 불렀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장전략팀장은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실적 부담과 성장 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그동안 큰 폭으로 오른 화장품과 제약 등 성장주들이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13.64포인트(0.66%) 내린 2040.29로 마감해 사흘째 하락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전해진 뒤 이틀간(6, 7일)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총 50조7860억원 감소했다.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연 거래소는 필요 시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즉시 가동해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을 시행키로 했다. 비상대책반은 과거 북한 핵실험이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대내외 큰 충격이 발생했을 때 꾸려졌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날 급락했던 일본 닛케이종합주가는 반등(1.31%)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보합세(-0.06%)로 마감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반등한 지 하루 만에 48.78포인트(1.29%) 내린 3727.1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중 3600선이 무너지는 등 중국 정부의 잇단 부양책 약발이 잘 듣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글로벌 경제에 가하는 충격 면에선 중국 증시 불안이 그리스 사태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계속된 그리스·중국發 여진에 코스닥 추락… 코스피도 흔들
입력 2015-07-08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