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T-Commerce)’ 시장이 대기업의 잇따른 가세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가 결합된 T커머스는 일방향인 TV홈쇼핑과 달리 양방향으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다. 유료방송 디지털 가입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KT는 7일 자회사인 kth가 운영하는 디지털홈쇼핑 K쇼핑을 통해 가구별로 다른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맞춤형 쇼핑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6일 신세계그룹에 T커머스 사업자인 드림커머스 최대 주주 변경 안건을 승인한다고 통보했다.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사는 화성산업이 100% 갖고 있던 드림커머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70%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달 30일에는 LG유플러스가 SBS와 함께 IPTV 기반의 T커머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 들어 활기를 띠는 T커머스 사업자는 2005년 비홈쇼핑 계열사 5개사와 TV홈쇼핑 5개사에 대한 승인이 난 후 한동안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2010년까지 유료방송 디지털 가입자 수가 저조해 사업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못했다. 이후 2013년 기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시장에서 디지털 유료방송 가입자가 약 70%를 점유하고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한 시청이 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2012년 8월 kth가 처음으로 방송을 시작한 이후 2013년 10월에는 아이디지털홈쇼핑이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1월 드림커머스,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TV홈쇼핑사인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CJ오쇼핑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10개 사업자 중 7개 사업자가 전파를 송출하고 있다. GS홈쇼핑 등 3개사도 개국을 준비 중이다.
T커머스 개국이 잇따르는 것은 무엇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영향이 크다. 첫 스타트를 끊은 kth의 경우 2013년 거래 규모는 22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68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T커머스협회는 2014년 790억원인 T커머스 거래 규모가 올해 2500억원으로 증가한 후 내년에는 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경필 T커머스협회 사무국장은 “T커머스 사업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장점에 다양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밝다”고 말했다.
20주년을 맞아 시장이 정체된 TV홈쇼핑업계로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라도 T커머스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바일, 해외진출 등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지만 기존 TV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했던 만큼 T커머스 시장을 통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공영홈쇼핑 개국 등으로 TV를 기반으로 하는 쇼핑 채널이 17개로 늘어나면서 시장 혼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부 사업자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송출 수수료 인상 같은 시장 과열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대기업들 가세… 판 커지는 ‘T커머스’
입력 2015-07-08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