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가 ‘샌더스 돌풍’에 긴장하고 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73·버몬트) 상원의원의 유세에 연일 구름 인파가 모이는 등 열기가 고조되면서 클린턴 캠프가 구상해 온 초기 선거전략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클린턴 전 장관 측은 대중 집회 대신 소규모 그룹과의 인간적 접촉을 늘리고 부호들로부터 거액 기부를 받는 전략을 펴 왔다.
클린턴 캠프의 제니퍼 팔미어리 공보국장은 이날 MSNBC의 ‘모닝 조’에 출연해 “우리는 정말 그(샌더스 의원)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가 선거에서 만만찮은 세를 보여줄 것”이라며 “그 세가 약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샌더스가 민주당 예비선거는 물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클린턴 전 장관의 측근은 “우리는 샌더스 의원을 과소평가했다. 그가 아이오와주에서 이처럼 많은 이들을 사로잡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클린턴 캠프는 미 대선의 1차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샌더스 의원이 ‘깜짝 득표’를 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이오와주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 2008년에도 버락 오바마와 존 에드워드 민주당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앞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캠프가 5일 ‘대형 사고’를 친 게 클린턴 전 장관을 결국 방송 인터뷰로 끌어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전날 첫 경선 프라이머리가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뉴햄프셔주 북부의 고햄지역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동안 참모진이 흰색 로프로 차단막을 친 것.
클린턴 전 장관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서였는데 마치 ‘경찰 통제선’처럼 방송 영상에 비치며 언론의 뭇매를 맞아 불통 이미지만 더욱 깊어졌다.
결국 클린턴 전 장관은 7일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래 첫 전국 단위 언론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CNN은 이러한 사실을 전하면서 “인터뷰는 주말 로프 사용으로 비판에 직면한 뒤 이뤄졌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샌더스 유세장에 구름인파… 클린턴은 ‘헛발질’
입력 2015-07-08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