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유세장에 구름인파… 클린턴은 ‘헛발질’

입력 2015-07-08 02:25
6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메인주 포틀랜드 연설회장에서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들며 환호하고 있다. 샌더스는 최근 대중 유세에서 1만명 이상의 지지자를 끌어 모으며 당내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가 ‘샌더스 돌풍’에 긴장하고 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73·버몬트) 상원의원의 유세에 연일 구름 인파가 모이는 등 열기가 고조되면서 클린턴 캠프가 구상해 온 초기 선거전략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클린턴 전 장관 측은 대중 집회 대신 소규모 그룹과의 인간적 접촉을 늘리고 부호들로부터 거액 기부를 받는 전략을 펴 왔다.

클린턴 캠프의 제니퍼 팔미어리 공보국장은 이날 MSNBC의 ‘모닝 조’에 출연해 “우리는 정말 그(샌더스 의원)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가 선거에서 만만찮은 세를 보여줄 것”이라며 “그 세가 약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샌더스가 민주당 예비선거는 물론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도 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클린턴 전 장관의 측근은 “우리는 샌더스 의원을 과소평가했다. 그가 아이오와주에서 이처럼 많은 이들을 사로잡을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클린턴 캠프는 미 대선의 1차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샌더스 의원이 ‘깜짝 득표’를 할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이오와주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 2008년에도 버락 오바마와 존 에드워드 민주당 후보가 클린턴 후보를 앞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캠프가 5일 ‘대형 사고’를 친 게 클린턴 전 장관을 결국 방송 인터뷰로 끌어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전날 첫 경선 프라이머리가 열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뉴햄프셔주 북부의 고햄지역에서 거리행진을 하는 동안 참모진이 흰색 로프로 차단막을 친 것.

클린턴 전 장관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봉쇄하기 위해서였는데 마치 ‘경찰 통제선’처럼 방송 영상에 비치며 언론의 뭇매를 맞아 불통 이미지만 더욱 깊어졌다.

결국 클린턴 전 장관은 7일 아이오와주 아이오와시티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래 첫 전국 단위 언론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CNN은 이러한 사실을 전하면서 “인터뷰는 주말 로프 사용으로 비판에 직면한 뒤 이뤄졌다”고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