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에는 모자(母子) 지점장이 있다. 이 회사 현역 최장수(25년차) 지점장인 지연선(51)씨와 올해 4월 최연소(24세) 지점장으로 발탁된 정용환씨가 그 주인공이다. 한 회사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영업 관리직의 대를 잇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구리지역단 신구리TFP(전화영업에 특화된 지점) 지점장인 정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일터를 자주 드나들며 보험영업 현장 분위기를 익힌 덕분에 최연소 영업 관리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 지씨는 20세 때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에 입사한 뒤 아들이 태어나던 해인 1991년에 지점장이 됐다. 승진에 성차별이 심했던 시절 27세 여성이 지점장에 오른 것이니 아들 못지않게 파격적인 발탁 인사였다.
지씨는 지점장으로 부임하는 아들에게 “진심을 다해 FP(보험설계사)들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실패하지 않는다. 지금 있는 곳에서 힘들다고 벗어날 생각을 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도 마찬가지니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모자이자 선후배 사이인 두 지점장은 각자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수많은 수상 경력을 지닌 베테랑인 지씨는 현재 있는 지점(동부·광진지역단 번동지점)에서 전사 1등에 도전하고 있으며, 아들 정씨는 지점장 발탁 첫해에 연도상 지점장 부문 수상(신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씨는 “한화생명에서의 영업 관리는 오랜 전통의 음식점 주인이 자식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가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머니의 장인정신을 받들어 이제는 내가 성공을 위해 도전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엄마 ‘최장수’ 아들 ‘최연소’… 한화생명 母子지점장 화제
입력 2015-07-08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