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분기 영업익 6조9000억… 갤S6 효과는 ‘별로’

입력 2015-07-08 02:41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회복세를 이어갔다. 반도체가 실적을 주도한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판매는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을 달성했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5.38%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03% 감소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4조600억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완만하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5조2900억원으로 5조원대를 회복했고, 올해 1분기에는 5조9800억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다시 한 분기 만에 1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이 늘었다.

실적을 주도한 건 반도체·부품(DS) 부문이었다. DS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 분야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좋은 실적을 거뒀고,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LSI에서는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가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사용되며 실적이 개선됐다.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시스템LSI는 2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도 지난해 충격에서 벗어나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다.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A·J·E와 저가 시장을 노린 타이젠폰 등이 선전하며 좋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한 신흥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에 밀리지 않으면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한 게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7조∼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받으면서 판매량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아이폰의 장악력이 여전해 갤럭시S6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구매력 높은 시장인 유럽의 경제 상황이 안 좋았고, 무엇보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한 게 삼성전자로선 아쉬운 부분이다. IM 부문의 2분기 실적은 3조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부 요인 때문에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많지 않지만 갤럭시S6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과거 다른 제품에 비해 좋은 편”이라며 “3분기에도 꾸준히 판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분기 1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소비자가전(CE) 부문도 2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여전히 환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슈퍼 프리미엄 TV인 SUHD TV를 필두로 TV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판매가 늘어난 점도 호재로 꼽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