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깊은 시름에 잠겼었다. 타선과 선발 라인업은 제대로 짜여졌는데 마무리가 걱정이었다. 베이스캠프에서 마무리로 낙점됐던 노경은이 턱 골절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뒷문이 뚫렸다.
이 같은 두산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6일 현재 10개 구단 중 세이브(12개)보다 블론 세이브(13개·세이브 상황에서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은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두산의 문제는 마무리를 맡을 선수가 없다는 데 있다. 시즌 초반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보였던 윤명준에게 맡겼지만 두 번의 세이브를 챙긴 뒤로는 세이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점과 역전을 허용했다. 홀로 뒷문을 책임져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윤명준과 함덕주, 김강률을 번갈아 투입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택했다. 그러나 김강률마저 지난 5월 아킬레스건 파열로 전력에서 빠지면서 이 체제는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다.
다행히 윤명준이 구위 안정을 되찾고 노경은도 재활에서 돌아오면서 두산의 고민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개인사로 잠시 휴가를 갔다 돌아온 노경은이 지난 2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루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김 감독이 꺼내든 건 지난달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던 이현승-오현택의 ‘더블 스토퍼’ 카드다. 김 감독의 구상은 우완 사이드암 이현승이 앞을 맡고 좌완 오현택이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기복이 심해 이 카드가 제대로 먹힐지 미지수다. 3일 서울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나란히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이틀 뒤 5일 경기에선 다 잡은 경기를 내줬다. 7회 초 셋업맨으로 나선 오현택은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곧바로 두산이 리드를 다시 잡았지만 마운드를 넘겨받은 이현승이 역전 투런포를 맞아버렸다. 두산이 후반기 선두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마무리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잘나가는 두산, 구멍 뚫린 뒷문 어쩌나… 세이브보다 블론 세이브가 더 많아
입력 2015-07-08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