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메르스 첫 진원지’ 평택성모병원 38일 만에 재개원… 평택시장 건강검진 시민들은 축하 현수막

입력 2015-07-07 02:54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진원지인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이 6일 재개원했다. 병원 입구에 재개원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평택=강희청 기자

6일 오전 7시 경기도 평택성모병원. 병원 안팎에서 병원 관계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평택성모병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첫 진원지란 오명을 씻어내고 이날 안심병원으로 재개원했다. 지난 5월 29일 휴원한 지 38일 만이다.

오전 8시가 넘어서며 병원 측은 건물 입구에 선별 진료소를 차리고 직원 5∼6명이 내원객의 체온 체크, 소독제와 마스크 제공, 메르스 문진표 작성 등을 통해 이중삼중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1층 입구에서는 여직원 2명이 신원을 확인하며 간단한 연락처도 받았다. 좌측에는 입퇴원자 및 외래환자를 위한 좌석이 20여개 마련돼 있고, 7∼8개의 창구에선 직원들이 친절하게 내원객을 맞이 했다.

대체로 오전에는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원객은 증가했다. 이를 보고 일부에서는 “병원의 정상화가 의외로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평택성모병원은 오전 8시 응급실과 건강검진센터 운영을 다시 시작했고 외래진료도 오전 9시부터 재개했다.

병원에 따르면 재개원 준비기간 동안 메르스 바이러스 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내부소독을 진행했으며 입원실 환경개선, 선별진료소 운영을 통한 병원 내 감염 원천차단 등 각종 감염병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대비했다.

특히 첫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던 8층 ‘8104’호실의 경우 환기구도 설치했으며 환자들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7∼8층 병동 6인실 15곳과 5인실 4곳을 4인실로 개조했다.

앞으로 만들어질 4∼6층의 병실도 비슷하게 바꿀 계획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이기병 원장은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분들과 격리조치로 큰 불편을 겪은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들에게도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전국에서 감염병에 가장 안전한 병원으로 거듭났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평택지역의 주민들도 일제히 재개원을 환영했다. 병원 입구 곳곳에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성모병원 진료 재개를 축하드립니다” “평택성모병원 의료진은 평택시민의 희망입니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오전 10시쯤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던 서수자(79·여)씨는 “걱정이 되면 왜 열겠나. 안전하니까 열겠지”라며 “평택에는 큰병원이 여기밖에 없어 재개원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공재광 평택시장도 이날 오전 8시30분쯤 방문해 병원관계자를 격려하고 건강검진도 받았다.

공 시장은 “평택성모병원에게 이번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려울 때는 46만 시민이 큰 힘이 되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평택성모병원은 지난 5월 20일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뒤 같은 달 29일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입원환자 34명과 간호사 3명 등 모두 37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평택=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